산으로 가는 밭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슬픔을 말리다’는 대지적인 존재로서 흙에 매인 사람들을 주로 그렸다고 합니다. 시인의 관심이 이러할 진 대 이 시집이라고 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가 가끔씩 다니는 무주는 산골입니다. 무주읍에서 30분가량을 차로 가면 거창과 김천에 접한 무풍면이 나옵니다. 행정구역은 전라북도이지만 억양은 경상도 냄새가 짙습니다. 전라도 단어와 경상도 억양이 서로에게 무던한 산골입니다. 1290미터의 대덕산이 허리를 타고 해발 500미터가 조금 넘는 금평마을로 굽이친 곳에는 사과밭이 가득합니다. 지금은 공투라고 불리는 포클레인이 사과를 지탱할 쇠막대를 박습니다. 돈이 없다고 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작업차량이 없으면 손도 대기 힘듭니다. 포클레인 한 삽을 뜨면 붉은 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