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 시를 배웠던 국어시간은 낱말풀이 같았습니다. 당시 느꼈던 시적 감흥은 기억에 없습니다. 시를 배울 때면 작가는 몇 년에 태어나 어디에서 수학했고 어떤 시집을 냈으며 그의 시풍은 어떻고 그런 시풍을 알 수 있는 시어는 이런 것들이고 그래서 시험에는 무엇이 나올 것인지 교과서에 실린 시 곁에 빼곡히 적었던 것만 기억합니다. 가르치는 선생은 무슨 감흥이 저리도 많은 지, 감탄사가 연이어 나오는데, 도대체 짐작도 할 수 없었던 시의 세계는 나이 들어도 방문하기 힘들 것 같은 어려운 이웃이었습니다. 저는 쉬운 시를 좋아합니다. 철학과 신학 등 형이상학적인 시어들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많습니다. 그러니 풍경화 같은 시가 좋습니다. 조금 더 나가면 마음속의 그림, 심상을 쉽게 쓴 시가 좋습니다. 시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