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작가가 발을 딛고 사는 세상일에 무관한 듯 혼자 놀면 글만 화려해질 수 있습니다. 세상일과 떠나 글만 살게 된다면 글은 혼자 잘난 맛에 표현이 화려해질 것입니다. 예술의 진정한 목적은 아름다움이라는 사람들을 일컬어 탐미주의자라고 부릅니다. 헬조선 속에서 허덕이는 젊은이들이 사는 세상과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작가들이 사는 세상은 같은 세상입니다.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심미안은 놀랍기는 하지만 부럽지는 않습니다. 심미안을 가진 그들은 세상의 부조리를 보는 정의안(정의를 구별할 수 있는 눈을 이렇게 부르기로 합시다)이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부조리를 아름다운 문학으로 설명하고 주장하고 설득하며 같이 아파하는 문학은 가능할 수 없을까요? 아니 에르노는 특별하게 분칠을 하지 않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