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풍면 2

끝은 끝으로 이어진. 박승민 시집. 창비시선448. 1

산으로 가는 밭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슬픔을 말리다’는 대지적인 존재로서 흙에 매인 사람들을 주로 그렸다고 합니다. 시인의 관심이 이러할 진 대 이 시집이라고 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가 가끔씩 다니는 무주는 산골입니다. 무주읍에서 30분가량을 차로 가면 거창과 김천에 접한 무풍면이 나옵니다. 행정구역은 전라북도이지만 억양은 경상도 냄새가 짙습니다. 전라도 단어와 경상도 억양이 서로에게 무던한 산골입니다. 1290미터의 대덕산이 허리를 타고 해발 500미터가 조금 넘는 금평마을로 굽이친 곳에는 사과밭이 가득합니다. 지금은 공투라고 불리는 포클레인이 사과를 지탱할 쇠막대를 박습니다. 돈이 없다고 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작업차량이 없으면 손도 대기 힘듭니다. 포클레인 한 삽을 뜨면 붉은 흙..

매일 에세이 2024.02.05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에코리브르 간행1.

농사에는 농약이 없어도 될까요? 제가 퇴직 대책이라고 생각한 것은 농사일입니다. 사주에게 시달리고, 상사와 갈등하고, 일에 지치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그럼 무얼 하지? 생각하게 되었고 문득 어린 시절 농대를 가고 싶었다는 생각이 기억났습니다. 마침 개발을 하기 전 회사가 보유한 농지가 있어 주말농장이라 생각하고 밭작물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밭 규모가 제가 맡은 면적이 약 400평 정도라 주말농장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작은 편이 아니었지요. 상추류는 따로 약을 칠 작물이 아니라, 씨가 보이는 대로 모두 긴 밭 한 고랑에 심고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수확량에 깜짝 놀랐습니다. 상추를 먹느라, 삼겹살과 고등어를 물리도록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는 아파트 출입구에 상추를 두어 이웃들과 나누기..

매일 에세이 2022.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