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기다소나무 숲에 갔다가와 노란 연등 드높이 내걸고 ‘리기다소나무 숲에 갔다가’는 조카가 삼촌과 도라꾸 아저씨와 함께 멧돼지 사냥을 간 경험담입니다. 삼촌과 조카가 나누는 대화가 격의 없어 좋습니다. 되바라진 조카의 대답에 성질을 낼 법도 한데 삼촌도 그의 친한 도라꾸 아저씨도 쉽게 용인합니다. 나이가 멀다고 친하지 않다는 말은 틀렸습니다. 저에게는 격의 없이 대화할 수 있는 삼촌은 없지만, 그리고 내놓고 바람을 피워 두 집 살림을 한 삼촌은 없지만(삼촌의 사생활을 어떻게 다 알겠습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믿습니다) 할머니를 꼬드겨 하나 밖에 없는 고구마 밭을 잡혀 돈을 챙겨간 삼촌은 있습니다. 돌아가셨습니다. 살림까지 차린 삼촌이 여자와 헤어지고는 죽겠다며 먹은 수면제 사건의 자초지종을 들으며 앞에서 씩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