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말은 안 했지만 우리 희망이 있었지? 지금 젊은이들은 소설 ‘희망’ 속의 주인공들이 생소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이산가족이 되어 북에서 떵떵거리며 살았던 기억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힘들게 사는 딸에게 신세를 지며 살다 행려병자로 생을 마감한 신철호라는 노인의 이야기가 쉽게 공감가지 않을 것입니다. 딸의 교통사고 보상금을 사기를 당해 잃고, 손자는 정신이 박약하고, 노인은 끝내 현실에 정착하지 못한 채 고향으로 가겠다며 손자를 두고 나성여관을 떠나는 이야기는 통속적입니다. 그러고 보니 1980년대 드라마의 단골 소재이기도 했던 것도 같습니다. 공부 잘하고 똑똑했던 형은 운동권에 투신하여 늘 경찰에 쫓기고, 자신과 조직을 보호하려던 선배는 고문으로 인하여 심신이 피폐해져 폐인이 된 이야기도 그렇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