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되는 감각
“우리처럼 기억을 앗아가는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냄비의 물이 끓을 때 보글보글 올라오는 기포들처럼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 깜짝 놀랄 때가 있다 (…) 혀끝에 남은 잘 구운 케이크의 맛과 냄새, 이제는 그런 기억들을 떠올리는 것이 점점 어려워졌다.”(14쪽~16쪽)
치매 환자들은 시각, 청각, 미각, 후각의 변화가 발생하고 이는 치매 증상의 일부라고 합니다.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많은 이들이 잘 모르고 있다 합니다. 저자는 한 예로 자기가 겪은 청각과민증이 발생하는 이유도 치매 때문이고 과민증을 줄이기 위해 귀마개를 착용할 경우 다가오는 차 소리처럼 꼭 들어야 하는 소리까지 줄여 실제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청력학 전문 임상생리학자(레베카 듄)가 환자가 불쾌해하는 범위의 소음을 차단하는 보청기를 제안하여, 그 보청기를 착용한 후 바깥 생활이 바뀐 경험을 말해줍니다. 또 치매 환자의 뇌가 구별하기 어려운 것은 색조와 대조라고 하며 이 말은 카펫과 벽의 색이 같으면 걸어 다니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말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치매 환자에게 친화적인 공간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흑백 사진을 찍어보는 것이다라고 조언합니다. 색상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중요한 것은 항상 대조라고 강조합니다. 음영 대조가 분명하면 괜찮다고 합니다.
“치매 말기가 되면 환자는 다른 시간대로 퇴행한다고 한다. 마음이 인생의 이야기가 담긴 커다란 책장에서 앞선 시간의 선반을 선택하는 것이다. 나는 더 이상 현재의 꿈을 꾸지 않고 과거의 꿈만 꾼다.”(49쪽) 안타까운 병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