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 조각상의 비밀
양 교수의 책을 읽으면서 하나씩 몰랐던 것을 배웁니다. 우리가 그리스 미술로 알고 있는 조각상들의 대부분은 원본이 아닌 복제품이랍니다. 그리스의 원본 조각상을 본떠 만든 것은 로마 사람들이었고 이것들이 오늘까지 전해져 그리스 미술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는 말입니다. 언젠가 노성두 박사가 설명할 때 처음 들었는데, 연이어 들으니 이제는 확실한 제 지식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돌로 만든 복제품들의 원본은 청동상이었을 것이라는 설명에서 청동상이 더 오래전 작품이라 돌에 비해 작품이 조금은 조악할 것으로 짐작했습니다. 모르면 용감하다고 함부로 이런 짐작을 글로 썼습니다. 답은 아니었습니다.
‘기원전 475년경 제작된 ‘전차를 모는 전사’ 청동상은 머리카락과 옷 주름이 섬세하게 표현되었고, 특히 팔의 동작과 전차의 고삐 부분은 할로우 캐스트 방식을 통해 제작한 가벼운 청동상에서나 볼 수 있는 탁월한 표현이다’는 설명을 보면서 가볍다는 설명과 섬세한 표현이라는 설명이 왜 나올 수 있는지 몰랐습니다. 또한 기원전 460~450년경, 이탈리아 리아체 근해에서 발견된 ‘전사(일명 리아체 전사상)’이라는 청동 조각상을 보면서 그 솜씨에 놀랐습니다. 돌로 만든 조각상보다 왠지 더 나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리스의 청동 조각상과 로마의 돌로 만든 조각상을 인터넷에서 비교해서 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할로우 캐스트 방식을 통한 청동상 주조과정은 231쪽에 그림과 함께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블로그에서 검색하니 잘 찍은 사진을 올려놓으신 분이 있어 복사를 해 왔습니다. 무단 복제가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지만 복사를 허용해 놓으셔서 가져왔습니다. 허락 없이 복사한 잘못을 용서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돌이 청동보다 더 섬세한 표현이 가능하고 더 가벼운 재질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할로우(hollow)’의 뜻이 ‘속이 빈, 텅 빈’이더군요. 청동상의 주조과정을 이해하고는 청동상이 석상보다 더 가볍다는 것이 이해되었습니다. 그리고 주조된 청동상의 세부 표현을 한 것을 보고는 청동상이 돌처럼 쉽게 깨지지 않는 장점을 이용해 얇은 전차 고삐나 수염, 머리카락, 눈 등을 더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도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청동상이 귀한 금속을 이용한 작품이라 재활용하느라 시간이 흐르면서 많이 사라졌다는 것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공자가 그러셨나요?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옳으신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