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그까짓 것’ 함부로 말하지 마시라. 사람이 맛을 결정한다. 도서관이 요즘처럼 고마운 적이 있었나 싶다. 초등학교 시절, 교실 크기만 한 도서관(도서실이라고 불렀다)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도 놀기 바빴으니 선생님이 시켜서 한두 번 들렀던 도서실에서 책을 빌려 읽는 재미를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아예 도서관에 간 기억이 없다. 시립 도서관은 시험기간 공부하기 위한 공간일 뿐이었다. 간혹 책을 빌리긴 했지만 신간은 구경하기 힘들었다. 없는 용돈에 한 달에 한두 권 책을 사서 읽었지만 한 달 동안 써야 할 돈에 비해 책은 하루나 이틀이면 끝이 났다. 대학 도서관에서는 자료나 전질류의 책을 읽었다. 책은 책을 소개한다. 주로 소설, 수필집을 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