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끝, 땅의 귀퉁이와 그 상처가 칼날의 생김새를 닮듯 작가는 템즈 강변에서 뭉게구름을 보면서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책이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뭉게구름 같은 것이어서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면 좋겠다고 합니다. 모두 9편의 작품은 저를 어린 시절로 데려갔습니다. 토끼굴로 들어간 엘리스처럼 잊혔던 세상, 없는 줄 알았던 세상을 마음껏 쏘다녔습니다. 그 세상의 사람들은 무조건 나에게 친절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모질게 나를 외면하지도 않았습니다. 맹숭맹숭한 세상으로 기억했는데 사실 그렇지 않았습니다. 가슴이 콩당콩당 뛰고, 얼굴이 괴란쩍기도 했지만 되돌아 간 세상은 지금의 나를 만드느라 부산스러웠고 뜨거웠습니다. 13 가구가 들었던 기와지붕을 같이 한 집입니다. 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