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2

진화의 산증인, 화석25. 도널드 R. 프로세로 지음. 뿌리와 이파리 간행 21

돌 속의 깃털, 최초의 새: 아르카이옵테릭스 3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독일 동부 아이히슈테트 근처의 졸른호펜 채석장에서는 석공들이 아름답고 세밀하게 층이 진 석회암 석판을 잘라내고 있었다. 이곳의 훌륭한 석회암은 대단히 입자가 고와서(화석이 보이지 않는 전형적인 석회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판화용 석판으로 만들어졌다. 1860년의 어느 날, 한 석공이 석회암 속에서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뚜렷한 깃털 흔적이었는데, 오늘날 새들의 비대칭적인 날개깃과 매우 흡사했다. 이 표본은 결국 유명 고생물학자인 크리스티안 에리히 헤르만 폰 마이어의 손에 들어갔다. 그는 이미 초기 공룡인 플라테오사우루스를 비롯해서, 졸른호펜에서 발견된 공룡과 익룡들 대부분을 기재했다. 이 화석 깃털 하나를 토대로, 폰 마이..

매일 에세이 2023.04.14

정유정 장편소설, 종의 기원, 은행나무

정유정 장편소설, 종의 기원, 은행나무 이야기를 몇 장 넘기면서 ‘어~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책을 읽었던 것인지, 영화에서 본 것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않으려던 유진이처럼. 만약 전에도 읽었던 책이라면, 왜 이토록 기억이 나지 않는지, 왜 이렇게 이야기가 불편한지, 왜 이렇게 이야기를 읽는 동안 긴장을 하는지, 도무지 토막 난 기억의 단서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유진이 그런 것처럼, 나도 불편한 이야기를 ‘재미있었다’는 감정만으로 처리하고 잊어버리려 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았다. 읽던 이야기를 중단하고 이야기의 끝을 찾았다. 유진이가 새우잡이배에서 돌아와 길을 걷는 장면이었다. 주인공은 분명히 살인을 한 것 같지만 나는 끝까지 지..

매일 에세이 2022.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