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용 지음 17

잡동산이 현대사 1. 일상.생활, 전우용의 근현대 한국 박물지. 돌벼개 간행

박학다식한 전우용 선생에게 반하면서 그의 책을 찾아 읽고 있습니다. 그가 가진 지식을 전수받는 방법입니다. 마을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부제인 ‘전우용의 근현대 한국 박물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시의 일상, 생활상을 알 수 있는 물건들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시간 나는 대로 읽고 있지만 아직까지 제가 경험하지 못하거나 알지 못하는 물건은 보지 못했습니다. 간혹 사진도 실렸는데 제 어릴 적 흑백 사진을 보는 듯 가난한 추억에 빠지기도 합니다. 저자가 쓴 ‘빵’에 대한 글을 읽다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글을 소개하는 겸해서 저의 궁금증에 대한 해답도 얻을 심산으로 이 글을 씁니다. 강호의 고수께서는 댓글로 지식을 공유하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빵은 포르투갈어 ‘팡데로’를 일본인들이 축약하여 만든 ..

매일 에세이 2024.08.21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6

쌍팔년도 (130쪽) 제가 다녔던 과거 상업고등학교에서는 ‘일반상식’이라는 과목이 있었습니다. 은행의 입행시험 과목 중 하나였습니다. 두께도 제법 두꺼운 책으로 기억합니다. 책의 구성은 말 그대로 일반적인 ‘상식’을 나열한 책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공식 인정한 국제기구인 UNCTAD를 묻고 이를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하나의 상식을 설명하는 문장은 그리 길지 않아 책 한 쪽수에 5~6개의 상식을 설명하였습니다. 조각난 상식을 알기 위해서는 좋은 책이었지만 이들 상식이 연결된 지식을 배우기에는 기대 난망이었고 지식이 상식에 그쳐 지혜를 얻는 것도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휴전’은 6.25 전쟁이 끝난 것을 설명하는 말입니다. 정실인사도 알 듯합니다. 원조물자도 부정축재도 아는 말..

매일 에세이 2024.01.08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5

조선의 학생운동 권당 (128쪽) 권당이란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의 ‘학생운동’이었다고 합니다. 정치적이거나 비정치적인 사건이 있으면 유생들이 집단적으로 ‘기숙사’를 이탈하는 것을 말합니다. 세종이 궐 안에 내불당을 짓자 유교를 숭상하던 유생들이 그랬고, 성종 때는 교관이 회초리로 때렸다고 해서 그런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선생은 학생운동은 여러 이유로 일어났지만, 일제강점기 이후로는 주로 ‘지식인 정치운동’의 일환이었다고 설명을 합니다. 대학교육이 대중화하기 전에는, 대학생들은 대개 ‘중산층’ 이상의 가정 출신이었고 스스로 ‘지식인’이거나 ‘예비 지식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학생 개개인의 이해관계보다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우선했었지요. 그런데 근래의 반값 등록금 운동을 보면, 학생..

매일 에세이 2024.01.08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4

선교사의 똘레랑스 (112쪽) 과거 법학개론을 배울 때 기억나는 내용이 있습니다. 총을 고정, 거치하고 사격을 하면 총알은 같은 곳에 탄착점을 만드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었습니다. 물리학이라는 자연과학이 항상 같은 답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법학의 결론이 그때그때 사안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오더라도 학문으로서 과학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사회과학, 인문과학이더라도 깊이 들어가면 자연과학과 상통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럴듯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법관의 판결에 깊은 법학 지식의 기반이 있다면 그 판결이 과학이 적용되는 현실과 동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검사로서 수사를 한 경험이 있어 그 분야에 전문가다”라는 주장이 참인 것은 아닙니다...

매일 에세이 2024.01.08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2

정치인의 역사의식 (77쪽) 대학 입시원서를 작성할 때였습니다.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저의 친구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을 정하든, 직장을 다니며 야간대학을 가든 상과 대학으로 갔습니다. 회계학이나 경영학이나 아니면 경제학을 배우길 원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들을 따라 상과 대학의 한 과를 선택하여 입학원서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원서가 정한 대로 빈칸을 다 채우고 나니 별지에 입학 후 어떤 각오로 공부를 하겠느냐는 질문에 답을 해야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쓰다가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입학할 때부터 거짓말을 하고 시작한다면 학업을 끝마칠 때까지 괴로울 것을 알아챘습니다. 그래서 다시 입학원서를 구해서 이번에는 법과 대학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저의 선택이 옳은 것이었는지..

매일 에세이 2024.01.05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1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을 우리는 바보라 부릅니다. 실수는 누구나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용납을 하지 않습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역사가 반복된다면 그런 역사를 만든 사람들이 바보란 말이 될 것입니다. 역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전제가 있습니다. 과거 어떤 역사가 있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알지도 못하는 역사인데 어떻게 반복 여부를 알 수 있겠습니까. 선생의 짤막한 글들을 읽으면서 우리는 역사를 반복하는 실수를 거듭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무언가 조금은 다른 역사를 보기도 합니다. 귤을 키우려다 탱자가 된 아쉬운 역사도 봅니다. 안타까움에 아쉽고 분함에 치를 떨기도 합니다. 그런 인식들이 모여서 우리는 오늘의 역사를 과거의 그것과는 다른 역사로 쓰는 것이겠지요...

매일 에세이 2024.01.04

역사가 되는 오늘. 전우용 지음. 21세기북스 간행 8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이 구속되었다는 기사를 잠깐 봤던 기억이 납니다. 서민의 대통령이라고 불리던 그도 돈에는 약한 인간이었구나 하고 생각했던 기억도 납니다. 그가 다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해서 브라질 국민들을 얕잡아 봤습니다. 이놈 저놈 모두 똑같이 썩은 놈들이라 국민이 다시 뽑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선생의 글을 보고는 제가 바보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21세기형 쿠데타에 의해 희생되었다는 것이 선생의 주장입니다. 쿠데타의 행동대원은 언론인들이었고, 부패한 법조인들이 카르텔을 이루어 보우소나루가 정권을 잡게 도왔습니다. 보우소나루는 정권 창출에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그 대가로 국영기업들을 민영화시켜 나눠 먹게 했다고 합니다. 선생은 브라질은 망하지 않았지만 브라질의 서민 다수는 망했다고..

매일 에세이 2023.12.03

역사가 되는 오늘. 전우용 지음. 21세기북스 간행 7

세상을 보는 눈은 같지 않습니다. 선생은 토지사유권과 토지공개념에 대한 글을 쓰면서 토지를 이용한 ‘사익 추구’는 많든 적든 ‘공공의 손실’을 유발하기 마련이라면서 ‘토지공개념’은 사유재산에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사유재산을 전제로 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말에 동의를 하시는지 그렇지 않은지 여러분의 생각을 묻습니다. 누군가가 사유재산 토지에 초고층 건물을 지으려고 합니다. 허가신청을 하면서 그가 내세우는 개발논리는 여기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주변 지역의 개발이 촉진되고, 인구가 유입되며,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주변 상권이 강화되어 인근의 부동산 가치가 상승된다는 주장을 합니다. 이에 대하여 개발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면서 주거 인구가 늘어나고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교..

매일 에세이 2023.12.03

역사가 되는 오늘. 전우용 지음. 21세기북스 간행 6

당신은 이 경우 무엇을 포기하시겠습니까? 당신의 직업은 국회의원입니다. “난 아닌데” 하시지 마시고, 국회의원이라고 상상을 하십시오. 당신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세종시의 개발계획을 직접 수립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서울에 사시는 아버지가 세종시에 땅을 3,000평 샀습니다. 아마도 당신이 아버지와 같이 밥을 먹는 자리에서 “요즘 회사에 일이 많아요. 그래서 아버지랑 밥을 자주 못 먹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버지에게 근황을 말씀드렸을 것이고, “무슨 일이 그렇게 많니?” 아버지가 걱정을 하시니, 당신은 세종시 개발계획업무라고 설명을 했을 것입니다. “세종시 어딘데?” 단지 아버지는 자식의 일에 대해 관심을 가졌을 뿐이고, 당신은 그런 아버지에게 세종시 어딘지 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 기..

매일 에세이 2023.11.26

역사가 되는 오늘. 전우용 지음. 21세기북스 간행 5

젊은 남성들의 ‘반동화’, ‘보수화’는 사실인가? 음식점에서 자칭 페미니스트 여성이 옆 테이블의 남성에게 먼저 도발을 하고는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발을 했던 사건이 기억납니다. 20대와 30대 젊은 남성들이 들불처럼 분노를 태웠지요. 연세대학교였나요?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이 집회를 해서 자기들의 수업권을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요. 젊은이들이 ‘반동화’, ‘보수화’ 되었다는 말들이 여기저기 퍼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를 심리적으로 분석하기도 하고, 경쟁이 치열한 신자본주의 체제를 탓하기도 합니다. 역사학자는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까 궁금했습니다. 마침 선생의 글이 눈에 띄었습니다. 전에도 소개를 했지만 일본 천황제 군국주의가 ‘현모양처론’을 만들어낸 건 남자들을 가정에서 빼내어 천황에게만 충성..

매일 에세이 2023.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