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12

정치의 자리에 앙상한 법치만. 전혜원 기자. 시사in 769호 2.

정치의 자리에 앙상한 ‘법치’만 전혜원 기자. 기자의 문제 제기 대통령은 업무개시명령을 의결한 뒤 “노사 법치주의를 확고하게 세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법치란 법의 지배를 말하는 것인데 누구도 법에 의하지 않으면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럼 업무개시명령은 민주주의 원리가 구현된 법인가? “법의 형식을 갖춘 제도이지만 위헌성이 상당하다. ‘정당한 사유 없이’ ‘커다란 지장’ ‘매우 심각한 위기’처럼 추상적인 표현이 줄줄이 등장하는데 위반하면 형사처벌을 받기 때문이다. 사실 ‘노사 법치주의’라는 말은 어색하다. 노사관계에서는 ‘자치’라는 말을 더 많이 쓰며 그 핵심은 대화와 협상이다. 대통령이 준법과 법치주의를 헷갈리는 것 같다.”(박귀천 교수) (기자의 문제의식이 보이지 않는가?) 이제 ..

매일 에세이 2022.12.16

시사in 읽기 : 조경현 뉴욕대 교수 인터뷰 기사. 전혜원 기자

인공지능 최전선에서 편향과 영향을 논하다. 시사IN 읽기 : 조경현 뉴욕대 교수 인터뷰 기사. 전혜원 기자 인공지능의 세계적 권위자들이 나란히 손에 꼽는 차세대 톱스타는 1985년생인 조경현 뉴욕 대학 컴퓨터과학과 교수랍니다. 조 교수와 한 인터뷰 내용 중 눈에 쏙 들어오는 내용이 있어 정리를 해봅니다. 전 기자 : 최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상금을 기부하는 이유를 언급하며 “실제 능력 차이보다 아웃풋(결과) 차이가 작은 게 좋다”라고 말했습니다. 조경현 교수 : 일단 이 사람의 능력이 저 사람보다 더 좋다, 안 좋다 얘기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보통, 능력이라는 게 사회적인 프록시(대용물)를 써서 재는 거잖아요. 대학 입학시험을 잘 봤는지, 어느 회사에 입사했는지, 연봉이 얼만지, 사..

매일 에세이 2021.11.23

시사in읽기 738호 : 법정에서 용기 낸 그 아이 덕분에, 오지원(변호사) 씀

시사in 읽기 : 법정에서 용기 낸 그 아이 덕분에, 오지원(변호사) 씀 법정에서 만난 한 소녀를 말하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립니다. ‘낯선 아저씨가 술에 취해 아이를 학교로 끌고 가 돌로 아이의 머리를 치고 바지를 벗겼는데 아이가 겨우 도망쳐서 성폭행을 면했다. 어머니는 아이를 법정에 데려갈 수 없다고 했다. 상처도 크고 무엇보다 아이의 장래가 걱정된다고 했다. 피고인이 전면 부인하고 있었기에 아이의 법정 증언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어머니는 완강했다.’ “네 잘못이 아냐” 이렇게 우리는 아이에게 말을 해주어야 합니다. “조심해서 다니지” “그래서 밤늦게 다니지 말라고 했잖아” “엄마가 얼마나 걱정하는지 알면서 그랬니” 이 말을 듣는 아이는 무슨 생각이 들까요? 왜 저런 걱정을 엄마에게 끼..

매일 에세이 2021.11.12

시사in 읽기 : 북한을 중국에서 떼어낼 섬세한 지원 계획(725호 2021.8.10)

시사in 읽기 : 북한을 중국에서 떼어낼 섬세한 지원 계획(725호 2021.8.10) 북한이 남북통신선을 복원하였다는 소식이 들렸다.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갑자기 왜?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때면 어김없이 소식을 전하는 남문희 기자다. 북한과 중국의 관계, 미국과 중국과의 갈등, 우리나라와 미국의 조율 등 한반도를 둘러싸고 최근 일어난 일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기사였다. 정리해본다. 1. 미국과 중국의 최근 회담의 핵심 과제인 한반도 핵문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중국을 방문해서 온갖 수모를 겪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최고위 인사의 방중이었지만 의전부터 급이 안 맞았다. 미국 측이 파트너로 원했던 인물은 중국 외교부 서열 2위인 러위청 수석 부부장이었지만..

매일 에세이 2021.08.10

오늘의 묵상 : 신앙은 욕망을 바꿉니다.

오늘의 묵상 : 신앙은 욕망을 바꿉니다. 잠언을 읽고 있습니다. 묵상을 하려고 해도 그저 좋은 말만 있어서 묵상도 심상합니다. 지난날 제가 살아온 태도가 아직도 강건합니다. 옛날 같으면 이런 생각을 했을 겁니다. “왜 그저 좋은 말만 나열한 이런 글을 읽고 있니?” 그렇습니다. 전 같으면 읽다가 덮을 글들입니다. 아직도 묵상이 심상한 이유입니다. 정직과 성실을 강조하는 사회는 정직과 성실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 새마을 노래 가사는 우리가 잘 살지 못하기에 애타게 노래하며 소망하는 말입니다. 과거 저는 잠언이 강조하는 진리보다는 현실을 살아낼 기술을 찾아 배우고 익혔습니다. 잠언의 충고는 이 세상에는 없는 것을 애타게 간절히 있기를..

시사in읽기 : (장정일의 독서일기) 태초에 동성애가 있었다

시사in 읽기 : (장정일의 독서일기) 태초에 동성애가 있었다 트랜스젠더임을 밝힌 후, 사회로부터 배척당하던 사람들이 최근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서로에게 삶의 기운과 용기를 잃지 말자며 격려했던 분들이 끝내 세상을 달리했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떨칠 수가 없다. 소설가 장정일도 ‘두 사람의 자살 소식을 접하고’ 시사in 독서일기란에 소개할 책과 주제를 바꾸었다고 글을 시작한다. 소설가는 사르트르의 (구토)에 대해 쓰면서, 주인공 로깡탱의 구토증은 그의 동성애적 기질과 연관이 있으며, 거기서 생긴 우울증이 세계를 구토로 체험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익히 들었던 로캉탱이 어느 날 갑자기 실존의 위기를 느꼈으며, 그 배경에 실존의 위기가 있다는 동어반복을 거부하면서 사르트르가 갈리마르 출판사..

매일 에세이 2021.03.26

시사in읽기 : 배이상헌 교사 사건은 무슨 교훈을 줄 것인가(695호 이상원 기자)

시사in읽기 : 배이상헌 교사 사건은 무슨 교훈을 줄 것인가(695호 이상원 기자) 광주의 중학교 도덕교사 비이상헌씨는 2019년 6월 학생들의 신고를 받은 교육청이 자체 조사 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여 조사를 받아왔다. 배이 교사는 이 과정에서 직위해제됐다. 그런데 사건을 수사해 온 광주지방검찰청은 제기된 범죄사실들에 대해 모두 “혐의 없음”이라고 결론 내린 것에 반해 광주광역시교육청징계위원회(광주교원징계위) 판단은 달랐다. 배이상헌 교사에게 정직 3개월 징계를 의결했다.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두 기관이 상반된 결론에 도달한 ‘과정’이다. 검찰 불기소결정서와 징계위 징계의결서에는 이른바 ‘스쿨 미투’에 대응하는 두 기관의 태도가 드러나 있다. 공주교원징계위는 교사 발언에 대한 ‘학생의 불쾌감’을 최우선..

매일 에세이 2021.01.15

(시사in읽기,690호) ‘새로운 공항을 둘러싼 정치와 비전의 드라마’(천광율 기자) 메가시티 이륙하는 허브공항 될까(김동인 기자)

(시사in 읽기) ‘새로운 공항을 둘러싼 정치와 비전의 드라마’(천광율 기자) 메가시티 이륙하는 허브공항 될까(김동인 기자) 내 고향은 부산입니다. 경기도로 이사 온 것도 20년이 다 되었지만 처음 이사 온 후 6년 정도는 향수병에 고생을 했습니다. 아이들과 아내는 수도권의 생활에 금방 적응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나는 향수병이 심해지면 차를 몰고 부산 근처 바다로 가서 하염없이 바다를 보며 향수를 달래고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제가 직장을 옮긴 것은 IMF 외환위기 이후 부산에서는 더 이상 직장을 구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부산의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도 그즈음이라고 기억합니다. 당시 부산을 운전해서 가다 보면 천안까지 뻥 뚫린 고속도로는 천안을 지나면 조금 좁아지고, 부산에 가까이 가면 좁고..

매일 에세이 2020.12.10

음악의 힘을 믿는 자가 좋은 곡까지 써내면 : 시사in 읽기, 배순탁

음악의 힘을 믿는 자가 좋은 곡까지 써내면 : 시사in 읽기, 배순탁 음악을 소개하는 지면이 시사in에 1면 있다. 여간해선 잘 읽지 않으려고 한다. 음악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를 평론이랍시고 썼다고 생각할 정도로 공감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전적으로 나의 능력의 부족 때문이지 배순탁 씨의 글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이 지면을 통해 소개되는 음악을 듣는다.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음원을 쉽게 찾을 수가 있기 때문에 도대체 왜 이런 찬사를 듣는가 궁금해서였다. 그러다 뻥 가슴을 치는 음악이나 화면을 접하고는 배순탁 씨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Seafret이라는 영국 출신 포크 2인조란다. Seafret이 부른 ‘Wildfire’를 다룬 기사가 ..

매일 에세이 2020.11.19

트럼프는 가도 ‘트럼프 시대’는 남는다. 시사in읽기 천관율 기자

트럼프는 가도 ‘트럼프 시대’는 남는다. 시사in읽기 천관율 기자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이 승리했다고 해도, 아직 바이든의 승리가 법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트럼트가 자기에게 주어진 법적 권리를 이용해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어도 속수무책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시사인의 천관율 기자의 기사가 도움이 되어 정리한다. 1. 트럼프의 4년은 반짝 해프닝이 아니라 깊은 뿌리를 갖고 있다. 정치가 소유의 문제를 다루는데 실패하면서 나타난 거대한 흐름이다. 피케티를 통해 트럼프 시대의 진정한 의미를 들여다본다. 2. 트럼프 시대의 요체는 이렇게 압축할 수 있습니다. 가난하고, 뒤처지고, 소외된, 인종과 젠더 말고는 비주류에 속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우파에 투표합니다. 그 결과 ‘고소득자(이들은 ..

매일 에세이 2020.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