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2

악의 평범성. 이산하 시집. 창비시선453. 6

세월호 유가족들이 단식 농성을 하는 바로 옆에서 치킨 먹방을 했던 짐승의 소식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지 않아 귀만 씻었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주의를 게을리하면 짐승들과 마주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주경계를 게을리하면 안 됩니다. 이태원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이번에는 침을 질질 흘리며 먹이에 다가서는 야만의 생얼을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또 눈을 버렸습니다. 익명의 죽음이 누운 빈소를 보았던 것입니다. 근조 리본은 뒤집어 달았다고 합니다. 야만의 침을 가린 마스크만 보였습니다. 시을 읽다가 본 야만은 시인의 위로가 있어 읽고 난 후 뱉어야 하는 가래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악의 평범성 1 “광주 수산시장의 대어들.” “육질이 빨간 게 확실하네요.” “거즈 덮어놓았습니다.” “..

매일 에세이 2024.01.22

2023 제46회 이상 문학상 작품집, 문학사상 2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아이를 미워하는 마음을 같이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아이라고 다를 바 없습니다. 아버지를 사랑하고픈 마음과 한 없이 미운 아버지가 한 마음속에 존재하는 두 마음입니다. 가시고기 같은 아버지는 한 번도 아이를 미워하지 않았을까요? 생각하기만 해도 그리워지는 어머니는 자녀를 한 번도 미워하지 않았을까요? 양가감정이 일상화된 세상에서 살면서 익숙해진 그 감정에 스스로 놀라는 모습을 박서련의 ‘나, 나, 마들렌’에서도 봅니다. 소설 속의 '나'는 젊은 아이 같은데, 소설을 읽는 '나'는 60이 넘었는데도 그렇습니다. 내 속을 들킨 듯하여 불편합니다. 고아를 수출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애완동물이 아니니 수출에 품위가 있었을 것 같다고 착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팔고 살 ..

매일 에세이 2023.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