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3

지적 행복론. 리처드 이스털린 지음. 안세민 옮김. 윌북 간행

행복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심리학자들은 대체로 각 개인의 행복 수준은 안정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이것을 ‘설정점’이라고 부르는데, 태어날 때부터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 성격을 반영합니다. 냉정하게 보자면 순수한 설정점 이론은 칼뱅주의자들의 예정론처럼 딜레마에 직면하게 됩니다. 예정론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저주를 받아서 구원받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지요. 순수한 설정점 이론은 결정론자들의 관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어떠한 행위 혹은 조정도 개인에게 변화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행복 연구에서 순수한 설정점 이론은 허무주의에 이르게 합니다. 공공 정책 혹은 개인의 의사 결정으로 주관적 행복을 증진할 수 있다는 희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206~207쪽) 일전에 김태형 소..

매일 에세이 2024.04.03

당신을 찾아서 창비시선438. 정호승 시집. 창작과 비평 간행 4

나이는 잘 먹어야 합니다. 그악스러웠던 젊음이 있었다면 노년은 숨을 죽여야 합니다. 억척스러웠던 과거를 잊을 수는 없지만 재현하지 않는 노년이면 좋겠습니다. 건강을 상해 산을 다녔지만 조금 건강을 회복했더니, 백대 명산을 다 오르겠다는 욕심을 부리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욕심은 건강을 지불합니다. 욕심이 많을수록 건강을 상하는 것은 당연한 응보입니다. 패기가 젊음의 훈장이라면 관조가 늙은이의 지갑에서 나와야 합니다.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라는 계율을 지켜야 모세오경을 읽지 않아도 늙은이가 도를 깨칠 수 있습니다. 시인의 시를 보며 따라 배우고 싶었습니다. 상처 내가 청년이었을 때 산길을 가다가 유난히 가슴이 움푹 팬 바위를 보고 바위에도 깊은 상처가 있구나 스스로 내 상처를 위로받으며 힘차게 산을 올..

매일 에세이 2023.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