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아름다워서 슬픈 말들. 권지영 시집. 달아실 간행

무주이장 2025. 6. 20. 11:53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습니다. 뒷배가 든든하니 깡패짓도 상습적입니다. 제가 살면서 직접 보았지만 전쟁은 깡패들이 시작합니다. 힘도 있겠다,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때립니다. 제가 깡패라고 말하지만 이들을 패권국, 강대국이라고 부릅니다. 우크라이나가 소련연방에서 떨어져 나왔을 때 보유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러시아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는 논평을 들었습니다. 하나만 알고 하는 얘기입니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핵무기 보유를 고집했다면 유럽이나 미국이 가만히 뒀겠습니까? 경제제재니 뭐니 협박을 하여 결국 포기하게 했을 겁니다. 강대국의 강짜에 방해가 될 수 있는 것들은 사람이든 국가 든 가만히 두지 않는 것이 국제상식이 되었습니다. 이런 꼴을 면해야 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게 스스로 지킬 힘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힘을 능가하는 거대한 힘과는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합니다. 강해야 살아남지만, 살아남는 놈이 강한 놈도 됩니다.

 

 이렇게 강퍅한 세상을 살아내자면 내유외강의 덕목도 길러야 합니다. 가족을 잃고 울부짖는 사람들의 슬픔이 어떻게 승화되어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복수로 가득 채우는 일의 반복이 어떤 세상인지 눈 감지 않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슬픔을 보듬고 위로하고 연대하며 사는 세상을 꿈꾸는 자, 그대들이 시인이라고 믿습니다.

 

 ‘아름다워서 슬픈 말들시집을 낸 권지영 시의 기원이자 동력을 마땅히 있어야 할 것의 없음이라고 오민석(시인, 단국대 교수)은 해설합니다. 그러나 없음을 아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재를 횡단하여 현존에 이르는 여정에서 그의 시가 쓰인다고 설명합니다. 마땅히 있어야 할 현존을 위하여 부재의 슬픔을 감내합니다. 부재의 통증이 현존의 아름다움으로 건너가는 다리를 권지영의 시에서는 그리움이라고 연결합니다. 해설을 통해 세상을 보면 마땅히 있어야 할 평화를 그리워하며 전쟁을 아파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마땅히 있어야 할 현존의 가치는 사람마다 다를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번 내란사태를 접하면서 없어진 것과 있어야 할 것을 확정할 때 공감대가 집단에 따라 달랐습니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기왕의 논리로는 설득이 되지 않는 극단적 반감을 가진 집단을 확인했습니다. 선거를 통하여 확인한 수치는 수치일 뿐 집단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른 노력이 필요합니다. 통계학적으로나 사회학적 연구도 필요하지만 우리 사회가 어떻게 존재해야 하고 우리는 어떤 삶을 누려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국민이 중심이 되면 국가는 민주정을 유지할 것입니다. 경제적 이익을 누구에게 줄 것인지를 특정하면 정책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삶의 질곡에 공감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삶에서 아쉬운 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부재를 통감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현존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습니다). 어렵다 말고 사무치도록 그리워합시다. 그리움의 다리를 건너 아름다운 세상으로 갑시다.

 

 권지영의 시를 읽고 별 생각을 다 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