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838

중국정치사상사, 김영민 저, 사회평론아카데미 간행 13.

독재 : 명나라 “몽골 통치의 말년은 엄청난 혼란과 많은 반란으로 얼룩졌다. 주원장은 원래 반란군의 일개 병사에 불과했으나 점차 신분이 상승하여 1368년에는 명나라를 창건하는 데 이른다. 그는 1127년 북송이 망한 뒤 240년 만에 다시 중국을 통일한 한족 통치자였다. 주원장은 중화와 이적의 이분법에 따라 노골적으로 몽골을 비방하고, 자신의 집권을 정당화하였다. 민족 구성, 영토 크기, 문화 등 모든 방면에서 명나라는 앞선 원나라와 상당히 달랐다. 첫째, 여러 민족 간의 정치적 구별에 기초했던 원나라의 다민족 정책을 명시적으로 포기하였다. 둘째, 명나라 통치자들은 외국과 교류를 금지함으로써 바다를 통한 위협을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셋째, 한족 중국문화와 유목민 문화의 차이를 강조해온 도학을 ..

매일 에세이 2023.02.28

중국정치사상사, 김영민 저, 사회평론아카데미 간행 12.

혼일천하 : 원 제국 “중국 역사에서 중화질서가 현실적으로 구현된 시간은 절반에 지나지 않으며, 특히 당나라의 쇠락 이후 명나라가 완전히 성립하기까지 약 500년간 중화질서는 환상에 불과하다. 우선, 당나라가 쇠망한 뒤 송나라가 성립하기까지 약 반세기에 걸쳐 이른바 5대10국이라 불리는 분열기가 존재했다. 분열기를 종식하고 성립한 송나라 이후의 동아시아 국제 정치질서는 이전과 매우 다르다. 북방 지역을 장악하고 있던 거란에 송은 매년 재물을 제공하였고, 남송은 여진에 신하의 예를 취하였다. 이렇게 볼 때 원나라가 성립하기까지 동아시아에는 다극체제가 존재하였거나, 혹은 매우 유동적인 힘의 균형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원 왕조 시기에는 이민족에 의한 지배가 이루어지면서 중화사상이 기초하고 있던 문화..

매일 에세이 2023.02.28

중국정치사상사, 김영민 저, 사회평론아카데미 간행 11.

형이상학 공화국 : 남송 “1127년 남송의 성립은 새로운 왕조 창건보다 더 중대한 정치적.사회적 함의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적어도 후한 시기부터 남쪽으로 계속 확장해왔지만 이 남송 시기야말로 중국이 남쪽으로 확장해온 역사에서 분수령에 해당한다. 이제 북쪽의 중원지역은 중국문화의 전형으로서의 지위를 잃게 되었다고 말해도 무리는 아닐 듯하다. 남송을 기점으로 해서 다시 한번 엘리트 성분상 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남송 엘리트들은 거주지 및 혼인동맹이라는 점에서 볼 때 지방에서 활동한 점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방 활동으로의 전회의 중요한 배경은 재능 있는 개인의 수와 관직의 수 간의 불균형이었다. 관리 후보군과 관직 사이의 불균형은 남송 이후에도 지속되었기 때문에, 엘리트의 다수가 지방..

매일 에세이 2023.02.27

중국정치사상사, 김영민 저, 사회평론아카데미 간행 10.

형이상학 공화국 : 북송 “도학은 지난 1,000년 동안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사상 사조였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도학을 전제국가를 위한 이데올로기, 그리고 정체된 사회와 지배 계급의 자기 이익을 위한 이데올로기로 간주한다. 이러한 지배적인 견해에 반대하여 도학이 황제의 권위를 일견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종류의 공화적 비전으로 이해될 수 있음을 주장하고자 한다.”(355쪽) “907년 절도사였던 주전충이 당나라의 마지막 소년 황제를 죽임으로써 당 왕조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후 등장한 정치체제들이 맞이한 지정학적 조건은 당나라 때의 그것과 매우 달랐다. 당나라가 해체되면서 당의 영토는 5대10국으로 갈라졌다. 960년에 이르러 송이라는 통일 왕조가 성립했지만 송의 영토는 그 이전 ..

매일 에세이 2023.02.27

중국정치사상사, 김영민 저, 사회평론아카데미 간행 9.

3세기~10세기의 관습적인 중국사 : 당나라 정치질서의 붕괴 “역사가들은 공통적으로 안녹산(이민족인 튀르크족과 소그드 계통의 사람이다)의 반란을 계기로 당나라가 쇠퇴 단계에 진입했다고 본다. 9세기 후반 황소의 난이 귀족 가문에는 좀 더 파괴적이었다. 당나라는 이러한 궤멸적 반란 이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고, 당나라 질서의 근간이 무너져갔다. 군사를 지휘하는 절도사는 원래 정규 관료제 외부에 존재하는 특별 파견 담당관에 불과하였다. 8세기에 조정의 행정적 통제 기능이 약화되자, 조정은 국경 방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절도사를 공식적으로 제도화하였다. 한편, 국경에 군사적 기반을 가진 적수가 중앙 조정에 들어오는 것을 사전에 막고자 이임보(683~753)는 오직 비중국계 전문 군인만 절도사가 ..

매일 에세이 2023.02.27

중국정치사상사, 김영민 저, 사회평론아카데미 간행 8.

3세기~10세기의 관습적인 중국사 : 당나라의 정치질서 “관습적인 중국사 서술에 따르면 위진남북조시대(220~589), 수(581~618), 당(618~907), 5대10국시대(907~960)가 한나라 멸망에서 송(960~1279)의 창건 사이에 펼쳐져 있다. 3세기부터 10세기에 이르는 이 시기는 정치적으로 많은 정치체가 공존하고 또 빠르게 명멸했기 때문에 내전과 정치적 혼란으로 점철된 시기라고 여겨져 왔다. 사회적으로는 귀족 사회였으며, 종교적으로는 대승불교와 도교가 번창했다. 문화적으로는 시가 문학의 가장 찬란한 형식으로 떠올랐고, 학문적으로는 협의의 철학이 쇠퇴했다.”(306쪽) “이 시기의 정치사상을 공부하는 이들이라면 고민해야 할 질문들이 있다. 이 시기의 특징들을 어떻게 연결한 것인가? 당시..

매일 에세이 2023.02.27

중국정치사상사, 김영민 저, 사회평론아카데미 간행 7.

국가 : 진나라와 한나라의 정치적 맥락에 대한 반응으로서 당시 정치사상의 전개 정치사상 정치사상의 내용 상앙의 개혁론 -상앙은 진나라의 군사적.정치적 성공을 가능케 한 이론적.제도적 청사진을 제공한 인물로 추정되고 있다. -상앙의 개혁은 전 인구가 군사적인 정복에 헌신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농토와 농민 간의 관계를 혁신하여 농민들에게 균역과 세금을 부담하게 했고 국가와 개별 농민 사이의 중간 매개자가 사라지자 국가의 권위는 강화되었고, 세습적인 영주와 그들의 광범위한 친족 연대는 약화되었다. -상앙은 통일된 행정체계를 수립하였다. 진나라의 전 인구가 전쟁과 공공사업에서의 실적에 따라 재조직되면서 기존 귀족들이 누리던 세습적 특권과 지위는 무시되었다. 그 결과 귀족의 권위와 위신은 땅에 떨어졌고,..

매일 에세이 2023.02.26

중국정치사상사, 김영민 저, 사회평론아카데미 간행 6.

국가 : 여러 제후국에서 잘 통합된 영토를 관장하는 중앙집권화된 제국 이행 추적기 “나라의 ‘봉건’체제가 무너진 후 주나라 주권은 파편화되어 수많은 지역 제후에게로 흩어졌다. 각 나라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백성들의 적극적인 협조, 행정 기술, 군대, 전술 등이 필요하였다. 기원전 356년부터 기원전 3세기까지 진나라는 진일보한 행정체계로 자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동원하고, 능력 본위로 정부를 재조직하였다. 그 결과 진나라는 패권국으로 성장하였고, 기원전 221년에는 마침내 다른 제후국들을 모두 정복하였다. 통일 뒤에는 어떻게 통치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시작되었다.”(235쪽) “전반적으로 진나라는 전쟁에 기초해서 국가를 설명하는 이론에 잘 들어맞는다. 전쟁론에 기초한 국가론에 따르면 전쟁이야말로 국..

매일 에세이 2023.02.26

중국정치사상사, 김영민 저, 사회평론아카데미 간행 5.

전국 시대 정치사상의 스펙터럼 : 정치 사회 “전국시대 정치사상의 전반적인 면모를 음미하기 위한 두 가지 관점을 채택해야 한다. 첫째, 사상가들이 예치 사상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는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이 시기 정치사상이 영토에 기반한 준근대국가의 출현을 준비했는지 여부를 따져 볼 필요가 있다.”(162~163쪽) 한비자 -한비자에 따르면 역사는 네 단계(상고(上古), 중고, 근고, 당금(當今))를 선형적으로 거쳐왔다. 상고 시기에 대한 한비자의 묘사는 자연 상태에 대한 노자의 묘사를 떠올리게 한다. 양자 모두 인간의 본래 조건은 정치적인 다스림을 요청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사람 수가 많아지고 재물이 줄어들자 사람들은 힘을 다해 노동해도 간신히 먹고산다”는 상황이 될 때 정치가 필요하다...

매일 에세이 2023.02.26

중국정치사상사, 김영민 저, 사회평론아카데미 간행 4.

전국 시대 정치사상의 스펙터럼 : 정치 사회 “‘정치 사회’란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 ‘정치적인 것’의 개념을 살펴보자. ‘정치적’이란 말은 사회질서 전체를 창출하는 과정 혹은 절차를 지칭한다. 이러한 의미의 ‘정치적인 것’이란 ‘전-정치적인 것’을 전제한다. 즉, 공동체가 평화로이 공존하기 어려운 문제 상황을 일단 전제하는 것이다. 그러한 상태를 당연시하지 않고 의식적인 노력으로 공동생활의 양식을 창출해 내겠다는 정치적 행위자들이 전제된다. 다시 말해 정치 사회의 창출은 관습을 당연시하는 관습 공동체의 구성원과는 다른 부류의 정치적 행위자를 전제로 한다. 이러한 의미의 정치 사회 개념은 특히 전국시대 제자백가 사상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159~160쪽) “전국시대 정치사상의 전반적인 면모를 음미하..

매일 에세이 2023.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