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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면 침대 이야기

단면 침대 이야기 침대가 빠진 침실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다. 따뜻한 온돌에 요를 깔고 등을 지지면서 잠을 자야만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다는 ‘아재’들은 이제 별로 없다. 젊은이들은 계속 오르는 임대료 때문에 자주 집을 옮겨야하고, 점점 집의 넓이는 줄어든다. 과거 가구가 아니라던 침대는 이사하면 짐이 된지 오래다. 싼 침대가 필요하게 된 이유다. 침대는 매트가 기능의 핵심이다. 매트는 스프링과 내장재 그리고 커버로 이루어져 있다. 스프링의 종류는 강선으로 만든 본넬 스프링과 스프링을 주머니에 넣은 포켓 스프링이 있다. 내장재로는 천연재료인 라텍스부터 화학제품들이 많다. 커버는 원단의 종류가 많지만 가공의 방법으로 쟈크를 단 커버와 봉합을 하는 커버가 있다. 매트를 만드는 방법으로 단면과 양면이 있다. 단..

산골, 눈보라, 밤 그리고 상념

산골의 밤, 산골의 눈보라, 산골의 추위 뭐 이런 말은 작가들이 쓴 글에서나 간접 경험을 하곤 했었지. 그런데 어제 내리던 눈보라를 보면서 처음으로 직접 보았지. 바람이 불면 날리는 눈보라는 산골을 휘젓고 다녔어.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스크루지를 끌고 차가운 밤을 여행하던 유령이 지나다니는 것 같았어. 아무것도 모르고 사무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더니, 찬 기운이 나를 쫒아버리더군. 다시 사무실로 들어와서는 갑작스러운 추위에 놀란 내 코가 콧물을 흘리고, 비염에 의한 재채기가 끝없을 것처럼 이어지더라고. 한참을 코를 풀고 몸을 다시 데우려 힘들었어. 밖의 마을은 쥐 죽은 듯 고요했어. 눈보라가 일으키는 바람 소리가 어떻게 그렇게 고요할 수가 있을까? 나무들만 몸을 떨며 바람의 소리를 듣고 있었어. 창문을..

매일 에세이 2016.01.19

솔개와 비둘기의 죽음을 추론하며...

“사무장님. 이게 뭐에요?” 청소를 하시던 정 여사가 사무장인 나를 찾아 계단을 내려오면서 호들갑스럽게 말을 했다. ‘여자들이란 원래 죽은 쥐 한 마리를 두고도 난리를 피우니 원...’ 대수럽지 않고 귀찮은 일을 생각하며 정 여사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위에 비둘기 두 마리가 죽어 있어요. 치우기가 무서워요" ‘수명이 다한 비둘기가 죽을 곳을 찾은 곳이 왜 하필이면 이곳이지?' 의아하게 생각하며 쓰레기를 치운다는 생각 정도로, 정 여사를 따라 계단을 올라갔다. 위층 출입문에서 밖으로 나가는 곳가까이에 새 두 마리가 떨어져 있었다. 문을 열어볼 마음이 없었다. 쓰레기로 보이지 않았다. 어떤 죽음이든, 죽음을 바라보는 마음은 왠지 고독하고 외롭다. 죽음 자체도 그렇고, 그런 주검을 보는 나도 그렇다. 죽음..

매일 에세이 2016.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