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김성호 지음. 포르체 간행 7
세상이 변하는 것이 하루가 다릅니다.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은 여럿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 가진 뜻이 변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성호 전 기자가 쓴 책을 읽는 방법이었습니다. 새로운 뜻을 가지고 세상에 나온, 분 바른 단어를 정리하는 것이 서평을 대신해도 될 듯합니다. 단어 속에 저자의 책을 소개하는 의미가 숨어 있으니까요. 세태를 이해하는 단어들을 정리합니다.
1. 서글픔
사건의 진실에 닿을 수 없음을 알면서도 끝없이 진실을 좇아야 하는 운명을 가진 게 아닌가 생각할 때 느끼는 기자의 감정. 박완서의 단편소설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을 읽으면서 나도 느꼈던 감정 같기도 한데, 이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이 들 때 느끼는 감정 또한 서글픔이다. 법원에서 소송을 하다보면 나도 알고 지도 알건만 소송이 늘어지면서 마지막 도달하는 것이 ‘진실은 어디에?’이다. 아마도 김성호 전 기자도 기사를 쓰면서 마음속에는 법정이 있어서 느꼈던 감정일지도 모른다.
2. 기자는 누가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야. 자기가 알아서 해야지.
누군가의 질문에 저렇게 대답을 들었다면 당신은 저 말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저 말을 길라잡이 삼으면 *된다. 실제 저 말의 뜻은…
“나는 모른다. 답을 할 역량도 자질도 없다.”는 고백이다. 저기서 ‘기자’는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을 대신 넣어도 통용되는 바보들의 관용구다.
3. 본질
“대한민국을 강간 공화국으로 만들겠습니다. 여러분~” 경상도 거제 출신 대통령의 연설문 중 ‘관광 공화국’을 발음을 못해 만들어진 유머다. 졸지에 대한민국이 강간 공화국이 될 뻔했다. 외무부 장관이 “각하 관광입니다”라고 옆에서 말하자 경상도 거제 출신 대통령이 그랬단다.
“애무부 장관은 애무나 잘하세요” 이건 농담일 것이다. 외무부 장관은 외무가 본질이다.
의사는 환자를 치료하고, 선생을 학생을 가르치고, 변호사는 법의 정신을 따르고, 기자는 저널리즘의 가치를 지킨다. 기관사는 승객을 태우고, 군인을 나라를 지키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한다. 공직자는 국민을 섬긴다. 이들이 지키려고 하는 것이 본질이다. 이들이 지키는 본질 앞에 다른 무엇도 설 수 없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일본의 국익을 위해 일한다는 이유 있는 오해를 받는다. 대통령의 본질은 (일본이 아닌 대한민국의) 헌법을 수호하고 (일본이나 미국이 아닌 대한민국의) 국익을 보호하며 (일본민이나 미국민이 아닌 대한) 국민을 지키는 일이다. 검사는 헌법을 거의 보지 않는 모양이다. 9년을 재수했으면 헌법을 최소한 9번은 읽었을 텐데 말이다.
본질이 그렇다는 것이다.
4. 고마움, 감사함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때 가슴에 차오르는 감정. 특별히 기자는 문제를 밝히고 알리는 과정에서 감사함을 받는다. 왜 그렇지? 기자는 저널리즘을 추구하는데 결국 누군가 겪는 문제를 세상에 알려 나아지도록 돕는 일이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그런 저널리즘은 어디에서 찾지? 김성호 전 기자의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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