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김성호 지음. 포르체 간행 4
세상이 변하는 것이 하루가 다릅니다.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은 여럿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 가진 뜻이 변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성호 전 기자가 쓴 책을 읽는 방법이었습니다. 새로운 뜻을 가지고 세상에 나온, 분 바른 단어를 정리하는 것이 서평을 대신해도 될 듯합니다. 단어 속에 저자의 책을 소개하는 의미가 숨어 있으니까요. 세태를 이해하는 단어들을 정리합니다.
1. 기자를 하는 이유
무력함과 한심함 사이에서 자기를 지키며 업을 다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2. 기자를 안 하는 이유
기자로서 무력함과 한심함 사이에서 자기를 지키는 것이 어렵단 걸 알아서.
3. 포토라인 취재
이미 잡혀 와 틀에 박힌 말이나 주워섬길 이들에게 기자가 수십 명씩 몰려들어 마이크를 대고 한꺼번에 질문을 하는 방법의 취재를 말한다.
4. 가족 살해
가족을 죽이고 자신까지 죽이는 행위. 보통 유서를 남기는데 유서에 적힌 안타까운 마음을 고려해 ‘동반 자살’이라고 한때 표현하기도 했다. 범죄심리학에선 살해의 동기가 남겨질 가족의 불행에 있다는 점 때문에 ‘이타적 살해’라고 칭하기도 한다. 가족 살해범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함부로 제 자식을 죽인 부모라 욕하고, 쉽게 삶을 포기한 나약함을 질타한다. 사람들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낙오한 이에게 절대 관대하지 않다. 그렇지만 유서에는 죄다 처지를 비관하고, 누구도 그들의 사정을 돌보지 않았으며, 빚이 많았고 벌이는 턱없이 적었으며 제 나름으로 힘껏 버티는데 어느 순간 탁, 끈이 끊어져 버리는데 더 이상 끊어진 끈을 이어 붙일 힘 따윈 이미 소진되고 없는 상태에서 범행이 이루어지는 것이 비슷하다며 이를 달리 보는 견해도 있다. 그 이유로 남겨진 유서에는 하나같이 가족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분노가 아닌 애정이다. 너무나 사랑해서 남기고 떠날 수 없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 죽음들 앞에서 그 판단이 틀렸다고 말하는 건 너무 쉽고 무책임한 일이다. 그들은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을 견뎠고, 그 시간은 대체로 철저히 혼자였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그들 앞에 손을 내밀었다면 조금 더 견딜 수 있었지 않았겠냐. 분명한 건 누구도 손을 내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적시한다. 가족 살해를 접하는 것은 언론을 통해 깎이고 잘린 채로 만난다는 것을 기억하면 행간이 보이기도 한다.
5. 계백이 가족을 살해한 것을 보는 관점의 차이
1 설 : 가족 살해범이다.
2 설 : 패전이 확실한 상태에서 패전 후 노예로 처참한 삶을 살아야 하는 가족들을 걱정하여 자기가 죽기 전 죽인 가족 사랑의 방법이다.
계백 부인 : 호랭이는 가죽 땜시 뒤지고, 사람은 이름 땜시 뒤지는 거여 (영화 황산벌에서)
계백이 가족을 죽이려 하자 아이들 앞을 가로막고 부인이 한 대사를 옮겼다. 계백의 행동은 하나인데 해석은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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