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문명과 미술
처음 예스24의 서평단에 참여해서 읽은 책이 양정무 교수의 ‘미술이야기 7’이었습니다. 미술사를 통하여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새롭고 쉬웠고 재미있었습니다. 중고등학교의 세계사라는 것이 주마간산이면서도 휙 지나가면서 본 것을 외우라고 하니 고역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 대입을 위해 재수를 하면서 세계사를 가르치시던 학원 선생님을 통하여 교과서 세계사의 골격을 조금 이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 양정무 교수의 책을 통하여 다시 그때 배운 세계사의 기억을 검색하느라 제법 바빴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지요. 양 교수의 설명이 단편적인 지식을 꿰는 좋은 바늘과 실이었다는 느낌에 기분이 좋습니다. 비록 한 달 뒤면 다 잊어버리겠지만서도요. 제가 책을 정리하는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미술이야기 4’는 중세 문명과 미술입니다. 중세의 미술이란 게 회화보다는 건축물을 위주로 설명을 하고 있고, 건축물의 기둥이나 정문의 팀파눔 등에 조각된 작품이 주로 설명됩니다. 중세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각에서 고대 로마의 미술이 다시 사실감을 갖고 발전하여 이탈리아의 르네상스가 일어나는 원동력을 제공하게 된다는 겁니다. 책의 목차는 로마네스크 미술과 노르만 미술 그리고 고딕 미술을 순서로 설명을 합니다. 양 교수는 중세는 두 개의 여행으로 시작한다고 설명합니다. 하나는 순례고 또 하나는 모험이라는 겁니다. 중세 유럽은 이 두 여행을 통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모합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야고보 성인의 별이 빛나는 들판이란 의미랍니다)로 가는 순례길을 따라 번영을 누린 네 도시에서 만들어진 미술은 고대 로마 이후 잠잠했던 미술이 유럽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 미술을 로마네스크라고 부릅니다.
또 하나의 여행인 모험은 고대 로마를 흔들던 게르만 대이동을 이어 유럽의 주인공이 되는 바이킹을 주인공으로 합니다. 이들이 빚어낸 미술을 노르만 미술이라고 합니다. 이 두 여행이 끝나는 지점에 고딕 미술이 있습니다. 책의 목차도 이렇게 순서를 정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넷플릭스에서 본 영화가 기억납니다. 더 디그(The Dig), 영국에서 6-7세기의 앵글로색슨족 부족장의 무덤을 발굴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영국의 역사를 잘 모르지만 십자군 전쟁과 영국 왕 아서 등의 이야기는 제법 많이 들었습니다. 유럽의 미술사를 읽으면서 유럽의 지배 민족은 로마 민족이었고 로마가 영국을 지배하고 있다가 본국이 위험해지자 철군을 합니다. 켈트 족이 로마에 동화되어 살던 영국에는 그 뒤를 이어 게르만 민족이 들어오고, 유럽의 고대 로마 제국은 무너집니다. 영국에 있던 켈트 족을 쫓아내고 영국의 주인이 된 민족이 앵글로색슨족이라고 합니다. 켈트 족은 쫓겨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로 갔다고 합니다. 한때를 풍미했던 앵글로색슨족을 쫓아낸 부족이 바이킹이라고 불리던 노르만족입니다. 11세기경, 바이킹이 잠시 영국을 지배하는데, 이때 영국과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일부를 하나로 묶는 거대한 해상 제국이 등장하는데 이를 역사에서는 북해 제국이라고 한답니다. 처음 들었습니다. 북해 제국의 왕은 덴마크 지역 출신의 바이킹 영웅 크누트가 1016년에 왕으로 등극하고 곧이어 덴마크와 노르웨이의 왕좌를 물려받아서 세 국가의 왕이 됩니다만 크누트의 아들들이 무능했기 때문에 영국에 살던 앵글로색슨족이 새로운 왕을 추대합니다. 그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 별명이 붙은 ‘참회왕’ 에드워드였답니다. 그는 후사가 없어 그의 사후 결국 영국왕을 차지하려는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고 여기에서 최종 승리를 한 왕이 노르망디 공작인 윌리엄이었다고 합니다. 결국 지금의 영국 왕실인 윈저 가문도 거슬러 올라가면 이 노르만 왕조와 맞닿아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유럽과 영국의 부족을 얘기하는 것은 넷플릭스에 올라온 영화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입니다. 게르만족과 로마 군단의 전투 이야기인 바바리안이 제법 재미있는데, 시즌1에 이어 최근 시즌2가 나왔습니다. 시즌1이 재미있고, 시즌2는 그에 비해 재미가 없지만 영화의 배경을 이해하는데 위의 설명이 도움이 됩니다. 바이킹 영화도 많이 있는데 보시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앞에 말한 ‘더 디그’도 보시는데 도움이 됩니다. 영화 추천은 유튜브나 블로그에서 찾아보시면 많습니다. 이제 양정무 교수님의 미술이야기 모두를 읽었습니다.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사족 : 고딕이라는 용어는 고트족의 양식을 뜻합니다. 고트족은 로마를 멸망시킨 야만족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고딕은 야만적이라는 단어와 동의어로 볼 수 있습니다. 멋지게만 보이는 고딕 건축이 왜 야만적으로 보이는 가는 그리스 고전 건축을 계승한 건축물과 비교하면 알 수 있습니다. 책에서 찾아보십시오. 쾰른 대성당과 베드로 대성당을 찾아 둘을 비교해보시던지요. 소름이 끼칩니다. 왜 고트족의 양식이라고 했는지 알게 되면 공포영화에 나오는 건물을 다시 보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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