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 영원한 통치자의 도래를 위하여(시편 61:1-8)
내 마음이 약해질 때에 땅 끝에서부터 주께 부르짖으오리니 나보다 높은 바위에 나를 인도하소서(2절)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정기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빠진 이웃들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후원을 요청합니다. 누가 지금 어떤 어려움에서 절망하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후원의 절실함을 알리자니 더욱 처연하고 안타까운 이야기를 하게 될 겁니다. 그런 프로그램을 보고 듣는 입장에서는 안타까움도 있지만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사연이 절실해야만 사람들은 후원을 합니다. 비록 후원금을 모으는 단체가 모인 후원금의 얼마를 후원단체의 관리비로 쓰는지 불안하지만 기부금품을 제공하는 이유는 사연의 안타까움이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 번은 직장 동료와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후원요청 프로그램을 보는 중이었습니다. 갑자기 동료가 하는 말이 “저렇게 자기 자식조차 간수하지 못하고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무능력한 사람을 도울 필요가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당시 한창 잘 나가던 시절의 우리였습니다. 회사에서는 우리가 진행하는 업무에 전적으로 의지를 하고 있었고, 우리는 나름 일을 잘 진척시키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급여도 좋았고, 이렇게 수시로 우리가 원한다면 법인카드를 사용하여 바에서 술도 한 잔 할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의 마음은 강건했습니다.
다윗이 어려움에 처해서 마음이 약해졌습니다. 그는 백척간두의 땅 끝에서 까마득한 절망을 보았을 것입니다. 그가 주를 부르짖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제발 이 절벽의 끝에서 안전한 높은 바위로 올려주기를 갈망하는 목 타는 소원을 알 것 같습니다. 얼마나 불안할까요? 오금이 저려 꼼짝달싹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저절로 나오는 “오 주여~”라는 기도가 너무나도 절실합니다. 그런 상황이 조금은 이해가 되어 다윗의 이 시편이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게지요.
마이클 샌델의 Tyranny of Merit(공정하다는 착각)을 읽고 있습니다(책 제목이 마음에 안 듭니다. 저라면 ‘성공한 사람의 횡포’로 쓸 겁니다) 이 책에서는 나의 성공은 나의 노력의 산물이고 그래서 성공의 결실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실패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을 무시해도 되고 경멸하게 되는 잘못을 한다는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도 유대인들의 왕이 되었고, 왕이 된 후에도 많은 잘못을 했지만 결국 회개하고 하나님의 도움을 받았던 인물로 유대인들의 우상이 된 인물입니다. 다윗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결국 그가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도우심 때문이라는 것이 시편을 관통하는 가르침입니다.
유대인들의 위대한 왕이자 우상이기도 한 다윗도 인생에서 온갖 풍상을 겪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습니다. 사람은 어려움을 겪지 않는 삶을 살 수는 없을까 생각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마음만 줄이고, 욕심만 줄이면 어려움을 겪지도 않을 수 있다는 확신도 가지기도 합니다. 그러다가도 불현듯 찾아오는 어처구니없는 사건 사고에 당황합니다. 잘 처리하면 이 또한 사라지리라 주절대며 수습을 하는 과정에서 도와줄 누군가를 간절히 원할 때가 많습니다. 점점 나를 도와줄 사람들이 옆에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시대입니다. 모든 것을 혼자의 힘으로 대비하는 지혜를 가지라고 하면서 보험도 팔고, 상조도 팝니다. 교회도 간혹 그렇게 영업을 하기도 하지요.
저는 보험도 필요한 것은 샀고, 상조도 돌아가신 어머니가 든 것이 있었으니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고, 지금 교회도 다닙니다. 물론 목사님의 영업력으로 간 것은 아닙니다. 이제 마음과 욕심을 줄이고 살면 어려움의 급습을 면할 수 있지 않을까 기원해보지만 아서라 말아라입니다. 세상일이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 걸 이제는 아는 것입니다.
땅 끝에서 주를 부르짖는 상황이 오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그리고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나의 자유의지로 많은 계획을 세웁니다. 그래도 닥치는 어려움은 저도 다윗과 같이 주께 부르짖겠습니다. “주님, 나보다 높은 바위에 나를 인도하소서”
지금은 헤어진 직장동료의 아내가 피부암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프로 골프 선수인 하나뿐인 아들이 아직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듯합니다. 지역의료보험료가 비싸서 직장에 적만이라도 두면 어떠냐는 제안도 했다고 합니다. 모두 옛날이야기입니다. 지금은 모두 해결되어 행복하게 살고 있길 기도합니다.
제가 살아보니 제가 계획한 삶이 계획대로 된 것이 별로 없습니다. 계획 탓도 있겠지요. 지금도 여생의 계획을 짜긴 합니다만 그렇게 많이 믿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이 정한 대로 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냥 하루를 하나님의 도움으로 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 하루에 남의 어려움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있기를 기도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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