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내 집 개 ‘삼식이’에게 갖는 유감

무주이장 2020. 10. 30. 09:46

내 집 개 삼식이에게 갖는 유감

 

 삼식이가 나를 본 체도 안 한다.

심지어 안으려는 내 손길이 거슬리면 이빨을 드러낸다.

 

집에서 길러진 미니에쳐 슈나이저 강아지가 거의 방치된 걸 확인하고는 입양을 해서 데려온 녀석이 삼식이다. 피골이 상접한 녀석은 유독 먹는 것에 집착했다. 먹이고 운동을 시키는 역할을 담당한 것은 나였다. 무려 10년을 넘게 같이 뒷산을 올랐다. 대충 계산해도 200번이 넘는다. 녀석의 다리에 근육이 아직도 있는 것은 다 내 덕이다

 

 삼식이를 데려온 큰 애는 최근에야 삼식이를 데려갔다. 무려 13년을 우리에게 양육을 맡기더니, 어느 날 갑자기 자기 애라며 데려갔다. 어쩌다 한 번씩 우리 집을 올 때 삼식이도 함께 온다. 반가운 마음에 부르지만 아는 체도 안 한다. 억지로 끌어안으면 거친 내 손길에 이빨을 드러내고 반감을 표현한다. 개는 주인이 바뀌더라도 전 주인을 기억한다고 하던데, 아닌 모양이다. 큰 애 뒤만 졸졸 따라다닌다. 많이 섭섭하다.

 

“MB 다스, 뇌물 횡령 징역 17년 벌금 130억 추징금 578000만 원

대통령이 되겠다고 자신의 능력을 보이기 위하여 설립한 BBK의 실패, 실패한 기업의 투자금액 회수를 위한 집착에 의하여 여기저기 흩어진 증거들이 이명박의 덜미를 잡았다. 개인 투자자들의 돈을 강탈했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원망하고 저주를 했겠는가. 불가에서는 인과의 법칙으로 설명한다. 평소 측근이라 불리던 사람들의 증언도 그의 무죄 주장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그의 처세술도 끝이 다 했다. 이제는 형의 집행정지를 위하여 그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궁금하다.

 

 다스는 MB , 밝혔던 한동훈 수사라인줄줄이 좌천

10.29일 자 채널A의 뉴스 제목이다. 아마도 이명박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은인인 한동훈과 수사라인이 좌천의 불이익을 받았다며 추 법무장관과 그의 상관인 문 대통령을 은근히 비난하고 있다. 같은 편 먹기를 요구하는 기사인 듯하다. 비슷한 기사를 검색해보니 일일이 셀 수도 없을 만큼 많다. 도배를 했다. 사람들이 현 정권을 같이 미워해 주기를 얼마나 갈망하는지 확인하였다.

 

 이번 사건은 2007년 법 집행이 공정했다면 생기지 않았을 사건이라며 왜 지금 검찰 개혁이 필요한지 증명하고 있다정세균 국무총리가 SNS에 올린 글이다. 당시 검찰이 BBK는 이명박의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수사결과와 그에 이은 특검에서 이명박에게 면죄부를 주었던 것을 상기시키며 정 국무총리가 한 말이다. 검찰이 그때그때 다른 수사결과를 내면서 정권과 빌붙어 먹었던 것을 비판하는 말이다.

 

 다시 삼식이 얘기다.

 나와 같이 지냈던 지난 13년 간 나에게 보인 삼식이의 충성심은 같이 뒷산을 다녔던 것에 대한 고마움, 매일 두 끼를 챙겨주는 것에 대한 감사함, 편안한 잠자리를 준 것에 대한 보은의 표시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주인이 바뀌니 나를 못 본체 생깐다. 그뿐이 아니라 내가 꼴 보기 싫으면 으르렁대며 물기까지 한다. 내가 위협을 하면 큰 애 뒤로 도망치며 더 짖는다.

 

 내가 원하는 것은 삼식이가 강아지로서 본분을 다해 사람에게 충성하고, 도둑을 지키며, 똥 오줌을 가리고, 함부로 사람을 물지 않는 것이다. 그러려면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5번이 적당한데, 삼식이의 습관이 도저히 바뀔 것 같지 않다. 어쩌면 좋을까? 강호의 고수들은 답하기 바란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

1. 삼식이에게 더욱 잘한다.

2. 삼식이에게 다음 주인은 내가 다시 될 수 있다고 협박한다.

3. 큰 애에게 삼식이를 너무 좋아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4. 삼식이를 전 주인에게도 충성심을 가지도록 훈련시킨다.

5. 삼식이가 나를 함부로 대하면 혼줄이 나는 것을 알게 한다.